<우아한 세상(The Show must go on)> (2020/04/18 : 네이버 시리즈온)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아이리시맨>을 보고 신기할 정도로 반복해서 떠올린 영화가 바로 ‘한재림’ 감독의 이 <우아한 세계>였습니다. 아무도 자신의 가족을 깔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 휘두른 아이리시맨 속 프랭크(로버트 드 니로)의 폭력은 자신의 딸까지 멀리하는 모순을 초래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모순은 어떻게든 가족을 꾸리기 위해 노력했던 한 가장의 몸부림이 결국 공허한 고독을 안고 마는 이 <우아한 세계> 속 세계관과 매우 비슷했습니다. 물론 저희는 그 비극을 블랙코미디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훨씬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칸노 요코의 음악이 잉구(송강호)의 슬픈 처지를 비웃듯 울릴 때면 그 웃음 틈으로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이 북받치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아이리시맨>을 보고 신기할 정도로 반복해서 떠올린 영화가 바로 ‘한재림’ 감독의 이 <우아한 세계>였습니다. 아무도 자신의 가족을 깔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 휘두른 아이리시맨 속 프랭크(로버트 드 니로)의 폭력은 자신의 딸까지 멀리하는 모순을 초래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모순은 어떻게든 가족을 꾸리기 위해 노력했던 한 가장의 몸부림이 결국 공허한 고독을 안고 마는 이 <우아한 세계> 속 세계관과 매우 비슷했습니다. 물론 저희는 그 비극을 블랙코미디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훨씬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칸노 요코의 음악이 잉구(송강호)의 슬픈 처지를 비웃듯 울릴 때면 그 웃음 틈으로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이 북받치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송강호’의 연기로 완성된 작품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그 퍼포먼스 외에 다른 요소들이 다 별거 아닌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송강호’의 그런 연기를 가능하게 한 ‘한재림’의 각본을 먼저 칭찬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동안 조폭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은 매우 많았지만, 그 직업(?) 세계에서 이만한 고기 냄새가 풍기도록 묘사한 것은 이 <우아한 세계>가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조폭’을 직업처럼 느끼게 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입니다.) 물론 그게 가능했던 건 강업적으로 밀고 원하지 않는 도장을 받는, 그래서 언제든 칼에 찔릴 위험이 있는 무뢰배 또한 집에 돌아오면 그냥 힘없는 가장일 거라는 이 영화의 설정 덕분입니다.
‘송강호’의 연기로 완성된 작품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그 퍼포먼스 외에 다른 요소들이 다 별거 아닌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송강호’의 그런 연기를 가능하게 한 ‘한재림’의 각본을 먼저 칭찬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동안 조폭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은 매우 많았지만, 그 직업(?) 세계에서 이만한 고기 냄새가 풍기도록 묘사한 것은 이 <우아한 세계>가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조폭’을 직업처럼 느끼게 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입니다.) 물론 그게 가능했던 건 강업적으로 밀고 원하지 않는 도장을 받는, 그래서 언제든 칼에 찔릴 위험이 있는 무뢰배 또한 집에 돌아오면 그냥 힘없는 가장일 거라는 이 영화의 설정 덕분입니다.
물론 그런 각본을 실제로 늙은 조폭의 고뇌로 체감하게 하는 ‘송강호’의 연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입니다. 특히 누군가에게 억지 도장을 찍게 하는 조폭의 생활과 빈집에 홀로 남아 빨래를 세탁기에 밀어 넣는 가장의 일상을 이어간 극 막판 장면은 온도차가 나는 두 인물을 한 배우가 어떻게 하나로 조형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비평이나 흥행과는 별개로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서는 항상 좋은 평가를 받아온 ‘송강호’로부터 대체 불가능하다는 인상을 받은 것은 이 <우아한 세계>가 처음이기도 했으니까요. ‘송강호’의 그늘에 가려져 있을 뿐, ‘오달수’ 역시 다정한 친구와 차가운 조폭을 넘나들며 좋은 연기로 극을 견인합니다. 이 두 사람을 보면 저 세계 뒤에도 각자 돌아가는 가정이 있을 거예요.물론 그런 각본을 실제로 늙은 조폭의 고뇌로 체감하게 하는 ‘송강호’의 연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입니다. 특히 누군가에게 억지 도장을 찍게 하는 조폭의 생활과 빈집에 홀로 남아 빨래를 세탁기에 밀어 넣는 가장의 일상을 이어간 극 막판 장면은 온도차가 나는 두 인물을 한 배우가 어떻게 하나로 조형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비평이나 흥행과는 별개로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서는 항상 좋은 평가를 받아온 ‘송강호’로부터 대체 불가능하다는 인상을 받은 것은 이 <우아한 세계>가 처음이기도 했으니까요. ‘송강호’의 그늘에 가려져 있을 뿐, ‘오달수’ 역시 다정한 친구와 차가운 조폭을 넘나들며 좋은 연기로 극을 견인합니다. 이 두 사람을 보면 저 세계 뒤에도 각자 돌아가는 가정이 있을 거예요.한편, 이 영화는 기러기 아빠의 비애를 또 다른 소재로 하고 있기도 합니다. 모든 사건이 종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끝나지 않은 채 다시 ‘인구’의 양면적인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이 주제를 좀 더 명확하게 부각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어쩌면 이 영화는 행복한 표정으로 우아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비춰질 때 그 옆에 앉아 라면 사슬을 제거하는 초라한 가장의 모습에서 첫발을 내디뎠을지도 모릅니다. 너무 사랑해서 모든 것을 바쳤지만, 그 무리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 한 아버지의 슬픈 초상화에서입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이 무렵에는 영화 제목인 <우아한 세계>가 주인공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가장의 초라한 세계를 기반으로 구성된 그 우아한 세계는 오로지 그를 제외한 가족의 몫으로 ‘만’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한편, 이 영화는 기러기 아빠의 비애를 또 다른 소재로 하고 있기도 합니다. 모든 사건이 종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끝나지 않은 채 다시 ‘인구’의 양면적인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이 주제를 좀 더 명확하게 부각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어쩌면 이 영화는 행복한 표정으로 우아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비춰질 때 그 옆에 앉아 라면 사슬을 제거하는 초라한 가장의 모습에서 첫발을 내디뎠을지도 모릅니다. 너무 사랑해서 모든 것을 바쳤지만, 그 무리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 한 아버지의 슬픈 초상화에서입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이 무렵에는 영화 제목인 <우아한 세계>가 주인공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가장의 초라한 세계를 기반으로 구성된 그 우아한 세계는 오로지 그를 제외한 가족의 몫으로 ‘만’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우아한 세계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개봉 2007.04.05.우아한 세계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개봉 2007.04.05.